#2020.03.22 원유 가격 급락과 러시아의 속내. 그 진실은?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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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2 원유 가격 급락과 러시아의 속내. 그 진실은? 1부

by 인력거인생 2020.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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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코로나의 답답함을 달래고자 잠시 밖에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ㅎㅎ 비록 미세먼지로 가득한 하늘이었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봄은 따뜻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원유 가격이 급락한 효과를 소비자로써 누릴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329원까지 떨어져서 기름을 가득 채우고 돌아왔습니다 ㅎㅎㅎ

 

2020.03.21 경기도 포천의 한 주유소에서

 

이번 주말의 주제는 '러시아는 대체 왜 원유 감산 합의를 거절했을까?'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지난 3월 6일 OPEC 비회원국인 러시아가 OPEC회원국과의 감산 합의에 반대하면서 원유 가격이 30% 가량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014년에는 OPEC회원국에서 감산 합의에 반대하며 국제 유가가 급락하였는데요. 이번에는 상황이 좀 더 심각합니다. 러시아가 감산 합의를 거절한 첫 번째 이유는 OPEC국가에서 먼저 감산 합의를 거친 후 일방적으로 비 OPEC국가인 러시아에게 그 결과를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기존에는 서로 모여 회의를 하다가 이번에는 자기들끼리 정하고 너네도 따라와! 라고 한 것이죠. 그럼 러시아 입장에선 '니가 뭔데?'라는 반응을 하겠죠 ㅎㅎ 그러자 OPEC회원국인 사우디는 '그럼 우리도 감산 안 해' 에 더하여 '원유 가격 할인합니다!' 까지 발표하면서 원유 시장도 패닉에 빠졌습니다. 이 와중에 코로나로 인해 원유 수요 역시 급락하면서 역대급 폭락이 온 것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분명 다른 의도도 숨어있는 것 같다는 추측을 하고 있는데요.

과연 러시아의 속내는 무엇일까요?

 

WTI 원유 선물 가격 추이 : 3월 6일 원유 가격 급락

 

러시아는 2014년 크림 반도 사태로 인해 미국의 제재를 받게 되었는데요. 그 이후 러시아는 독일과 노르트스트림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가스관을 연결하여 독일 천연 가스의 50~75%를 담당하기로 약속합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이 러시아 가스관에 의존함으로써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노발대발 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들에 직접적인 제재를 가하기도 했구요. 

 

러시아-독일 간 노르트스트림 프로젝트

 

또한 베네수엘라에 대한 원유 판매 및 운송을 러시아의 국영 기업에서 책임지겠다고 하자 미국은 해당 기업에 대해 다시 제재를 가하게 되고 러시아는 이에 대해 불만이 점점 커졌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러시아가 이번 기회에 미국에 한 방 날리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미국에서 생산하는 셰일 원유는 손익분기점이 4~50달러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지금은 기술의 발전으로 더 낮아졌을 것 같아요) 반면, 사우디의 원유는 10달러 부근이 손익분기점이었죠. 그래서 지금처럼 유가 하락이 계속된다면 다같이 피해를 보지만 미국의 피해가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셰일 가스 기업들은 2014년 국제 유가 급락으로 인해 기업의 재무 상태가 안좋아지면서 회사채를 많이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했었습니다. 이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만약 이번 유가 급락으로 인해 셰일 가스 기업들이 도산하게 되면 돈을 빌려준 은행이나 증권사가 파산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바로 이 점을 노리고 코로나로 힘들어진 미국에게 "너도 한 번 당해봐라"라고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 팩트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ㅎㅎ

이처럼 셰일 가스 기업들의 도산은 미국의 금융업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전 글에서도 다루었었던 것처럼 셰일 가스 기업들의 회사채를 살려내지 않는 이상 미국 증시는 반등하기가 어렵다고 말씀드렸습니다.

https://stock-slipper.tistory.com/25?category=1102222

 

#2020.03.19 이어지는 주가 폭락 : 질적 완화의 시작?

안녕하세요 오늘도 공포의 하루였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고 입고 있었더니 다 젖어버리고 옷이 달라붙어 벗으려고 하니 폭우가 매일 내리네요. 오늘은 유럽중앙은행(ECB)에서 7500억유로 규모의 국채 및..

stock-slipper.tistory.com

지금 러시아의 상황은 이래저래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원유 산업은 러시아 수출 산업의 60% 4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요즘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경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안그래도 코로나로 인해 원유 수요가 급감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중고가 겹친 셈이죠.. 게다가 다른 나라와 달리 기준 금리도 동결한 상태입니다. 기준 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원유 가격 폭락으로 인해 러시아 화폐(루블화)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예상했던 것과 달리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사우디는 어떤 입장일까요? 사우디는 러시아의 입장 발표에 따라 "그럼 나도 증산하겠다!" 라고 방어에 나섰습니다. 아래 그림처럼 사우디와 러시아는 서로 앞다투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질 수 없다는 입장에 서있는 것이죠. 아람코 전 부사장인 사다드 알 후세인은 사우디는 방어에 나섰을 뿐 사실상 치킨 게임으로 가는 것은 모두에게 손해다. 라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2018년 기준 세계 원유 생산국 TOP 10

현재 사우디도 정부 지출을 15조원 규모에 해당하는 5% 정도 삭감했고 이슬람교 성지 순례를 통한 관광 산업 수요 감소로 같이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 확진자 수가 서서히 증가하면서 불안감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앞으로 원유 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원유 가격 경쟁에 개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이유는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결국 미국의 셰일 기업들이 도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겠죠?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기름값이 싸졌으니 좋은 일 아니겠는가? 라고 하며 뒤에서는 사우디에 전화해서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상 한 번에 모든 카드를 꺼내지 않고 약한 카드부터 하나씩 꺼내 러시아를 설득하려고 할 것입니다. 마치 미중 무역전쟁 때 보였던 모습을 러시아에게도 똑같이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 가지 차이점은 이미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심각하게 받은 만큼 그 외 변수인 원유 가격은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 싶어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동안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며 주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데, 셰일 기업이 도산한다면 실업률이 급증하고 주식도 폭락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미국)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사우디)

 

글을 마무리하며 그럼 원유에 투자해야 하나요? 라는 물음에 저의 대답은 이렇습니다.

기본적으로 원자재,원재료 가격은 공급망 사슬의 가장 말단에 있기 때문에 경제 상황에 따라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채찍 효과라고 하죠. 즉, 원유에 투자하실 때에는 신중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채찍 효과 : 소를 몰 때 쓰는 긴 채찍의 경우 손잡이 부분에서는 작은 힘이 가해져도 끝 부분에서는 큰 파동이 생기는 데 착안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 타격 -> 원유 생산 감소 -> 원유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때 원유 가격은 제일 마지막에 있죠? 그럼 원유와 관련된 뉴스가 나오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원유 가격입니다. 따라서 원자재/원재료에 관련된 투자를 할 때는 항상 올인을 하면 안되고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넣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변동성이 심한 장이 계속되는 만큼 저는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다가 투자에 임하려고 합니다 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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