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9 답답해서 직접 정리하는 이탈리아 코로나에 대한 모든 것

안녕하세요~

러시아 원유 시리즈에 이어 오늘은 이탈리아 코로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최후의 만찬이 취소됐다는 것을 풍자하는 이미지

우리 나라의 코로나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한편으로 '이탈리아의 상황은 왜 갈수록 안좋아지는가?' 궁금증이 생기는 분들을 위해 오늘의 글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 및 사망자 수는 이제 중국을 넘어섰습니다. 이탈리아의 코로나는 어떻게 시작됐고 확산이 멈추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알아봅시다 ㅎㅎ (모든 부분이 사실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 및 해외 뉴스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탈리아 코로나 현황 (3월 19일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는 어디서부터 시작된걸까?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관리에 따르면 첫 확진자는 2월 초 중국으로부터 돌아온 친구와 저녁 식사를 한 후 감염된 38세 남성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첫 확진자에게 전파한 0번 환자로 의심되는 중국인이 현지에서 나오지 않아 아직까지 국적은 알 수 없는 상태이고, 인근 유럽 국가에서 이탈리아로 넘어왔다 다시 돌아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중국인 관광객 2명이 버스를 타고 여행하다 로마에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들이 첫 확진자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롬바르디아주와 함께 북부 지방에 속한 베네토주의 경우, 중국인 사업가 8명이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어찌됐든 중국인에 의해 전파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롬바르디아주와 베네토주는 이탈리아 GDP(국내총생산)의 약 30%를 차지하는 경제적 요충지이기 때문에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136조원에 이르러 현재 전시 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왜 북부 지방인가?

- 북부 지방에서 본격적으로 경제 교류를 시작한 이탈리아와 중국

이탈리아는 지난 해 3월 G7(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 중 처음으로 중국과 일대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습니다. 중국은 이로부터 동북부 트리에스테 항구와 서북부 제노바 항구의 개발 투자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각 항구는 다른 유럽 국가로 이어지는 물류 거점이며 약 26조원의 경제 가치가 실현될 것으로 예상되었고,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고 실업률이 높아지는 이탈리아는 돌파구를 찾았던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중국인과의 교류가 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은 이미 이탈리아에서 공장, 가게를 운영해왔고 롬바르디아주에 있는 밀라노에는 이탈리아 최대 규모의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독일 국제방송에 따르면 세계 의류/섬유 산업이 중심지인 밀라노의 무역업체 중 13% 이상이 중국계가 운영한다고 보도했는데요, 이탈리아에 이민 간 중국인의 90% 이상이 저장성 원저우 출신이라고 전달했습니다. 원저우는 후베이성 우한에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도시가 봉쇄된 지역입니다.

-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중국인도 많지만 중국인 관광객 수 역시 꾸준히 증가 추세입니다. 중국인들이 주로 방문하는 도시는 로마, 밀라노, 베네치아, 피렌체라고 하는데요. 그 중 밀라노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다는 것은 관광객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거겠죠? 그래서 중국인 관광객 추이를 국제관광통계청에서 직접 가져온 것인데요. 이 표를 보시면 2018년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은 전체 관광객의 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수가 무려 320만 명으로, 2019년에는 350만 명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전 세계 5위의 관광대국인 이탈리아에 코로나가 창궐한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처럼 보이네요.

다른 유럽 국가들은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돌아온 유럽인들이 각국에 코로나를 퍼뜨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중국인 관광객 수 추이(2014-2018)

#왜 확진자,사망자 수가 계속해서 증가할까?

- 긴축 재정으로 무너진 공공 의료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치사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이탈리아는 전체 의료에서 공공의료 비중도 높고, 안정적 의료보험체계를 갖춘 나라이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긴축 재정을 펼치면서 의료 관련 예산을 심각할 정도로 삭감했습니다. 지난 5년간 문을 닫은 의료기관이 758개소에 이르며 의사 약 5만6000명, 간호사 5만 명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그 결과 병상 수, 의료장비, 그리고 의료 인력 해외 유출로 인해 이미 의료 체계가 위험에 처해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현재 축구장을 개조하거나 성당을 이용하여 급증하는 환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네요..즉, 의료 시스템의 수준이 낮아진 것이 한 가지 이유입니다. 이에 더하여 의료진 부족 문제가 의료진의 피로도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다 보니 현재 의료진 중에서도 많은 인원이 감염됐다고 합니다.

- 초고령 사회

이탈리아는 고령자 인구 비중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나라입니다. 2019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중이 23%로 일본(28.4%) 다음인데요. 한국의 고령인구 비중은 15%, 유럽연합의 평균은 18%인 반면, 이탈리아는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분류됩니다. 실제 이탈리아의 코로나 사망자는 70대 이상에 집중됐는데요. 이탈리자 정부의 최근 통계자료의 사망자 연령분포를 보면 80대(45%)와 70대(32%) 90대(14%) 순으로 70대 이상이 91%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고령자의 희생이 압도적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원래 이탈리아의 질병 사망률 3위와 5위가 순환기 질병 및 폐암 등의 질환으로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 개방적인 문화

이탈리아는 서로 볼을 맞대며 인사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같이 모여서 춤추고 노래하는 문화도 있구요. 또한, 밥을 먹기 전에 식전주를 마시는 '아페리티보(Aperitivo)'라는 문화도 있는데요. 아페리티보는 보통 저녁 9시부터 식사를 하는 이탈리아인들이 일이 끝나고 오후 6시부터 밥먹기 전까지 같이 모여 술을 즐기는 문화를 뜻합니다. 다시 말해, 이탈리아인들은 서로 만나서 웃고 즐기는 문화를 가지고 있어 코로나 전파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페리티보에서는 간단한 안주와 함께 칵테일,와인 등을 즐긴다.

-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 문화

서양에서 왜 마스크를 잘 안쓰는가?에 대해서는 제가 즐겨보는 유튜브 영알남 채널을 인용하겠습니다. 영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던 유튜버 영알남은 서양에서는 얼굴을 가리는 행위를 선호하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 금기시된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개인주의 성향이 짙은 서양인들에게 얼굴은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부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문화적인 현상으로 인해 이탈리아에는 마스크 생산 공장 자체가 부족한 상황인 것 같다고 하네요.

우리 나라는 메르스 때 확진 환자를 별도로 분리하지 않아 응급실이 폐쇄된 경험을 통해 지금의 선별 진료소 및 음압 병실을 미리 마련해두었습니다. 또한, 제조업 기반으로 중국의 미세 먼지에 대비하다보니 마스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었죠. 이웃 나라를 잘 둬서 나라가 참 좋아지고 있네요^^

<유튜브 영알남 채널 인용>

이제 조금 정리가 되셨나요? 

요약하자면, 이탈리아가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상황이 더 안 좋은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중국과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며 경제적 교류 증가 + 중국인 관광객 증가

2. 의료 시스템의 수준 하락 + 초고령 사회

3. 교류가 잦은 개방적 문화 +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 문화

3월 28일 기준으로 전 세계 코로나 현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우리 나라가 10위로 밀려나 노력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는 마음과 조금만 더 조심하면 나아지겠지 라는 마음을 가지고 하루하루 살고 있습니다. 반면 이탈리아는 중국을 넘어섰는데요. 특히, 전 세계 국가 중 치사율이 가장 높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확진자수(사망자수)/완치자수> 
1.미국🇺🇸: 104,142 (1,695, 1.63%) / 2,522
2.이탈리아🇮🇹: 86,498 (9,134, 10.56%) / 10,950
3.중국🇨🇳: 81,394 (3,295, 4.05%) / 74,971
4.스페인🇪🇸: 65,719 (5,138, 7.82%) / 9,357
5.독일🇩🇪: 50,871 (342, 0.67%) / 6,658
6.프랑스🇫🇷: 32,964 (1,995, 6.05%) / 5,700
7.이란🇮🇷: 32,332 (2,378, 7.35%) / 11,133
8.영국🇬🇧: 14,543 (759, 5.22%) / 135
9.스위스🇨🇭: 12,928 (231, 1.79%) / 1,530
10.대한민국🇰🇷: 9,478 (145, 1.53%) / 4,811

얼마 전 아래 기사에서처럼 이탈리아 남부의 시장이 분노의 영상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아직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이탈리아 시민들에게 호통을 치는 모습이었습니다. 봉쇄령이 내려진 지금도 아직도 다같이 모여 다 잘될거라는 현수막을 만들고 있다는 게 참.. 웃프네요ㅎㅎ 아무쪼록 다같이 한 마음이 되어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